연세대학교 경영대학

1. 교환대학의 크기, 지리적 위치, 기후 등

도핀대는 파리 16구의 끝쪽, 불로뉴 숲과의 경계에 위치해 있습니다. 큰 건물 하나가 전부인 학교라 넓은 캠퍼스를 기대하시는 분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저는 캠퍼스 생활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어서 만족스럽게 다녔습니다. 또 16구는 부촌으로 유명하고, 여러 국가의 대사관들이 위치해 있는 지역이기도 해서 치안 쪽으로는 전혀 걱정할 것이 없었습니다. 해가 진 후에 불로뉴 숲을 돌아다니는 것은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이 부분만 조심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개선문, 에펠탑(트로카데로) 등이 위치해 있어 공강 시간이나 수업 끝난 후에 놀러 다니기도 좋았고 학교 근처에 메트로 2호선, 9호선, RER C선 등이 있어서 교통 또한 편리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리의 가을, 겨울 날씨는 꽤 쌀쌀했습니다. 서울만큼 기온이 낮지는 않더라도 속을 파고드는 추위의 느낌이라 여러 겹 껴입을 수 있게 준비해 가시면 좋을 듯합니다. 여름이 지난 후에는 흐리거나 비가 오다말다 하는 날도 꽤 많았지만, 그로 인해 생활에 크게 영향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날씨에 영향을 받는 정도는 개인차가 있을 것 같으니 참고 정도만 해주시길 바랍니다.

2. 대학 주변 환경

학교 바로 근처는 주거 지역이라 식당, 카페 등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10~20분 정도만 걸어가면 불랑제리, 패스트푸드, 식당, 카페 등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모노프리, 프랑프리, 꺄르푸 등의 마트도 다양하게 있습니다. 학교 내에도 작은 매점과 간식 자판기 등이 있어서 이를 이용하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학교에서 걸어서 20분 정도의 거리에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이 위치해 있는데, 좋은 인상주의 작품들을 많이 감상하실 수 있으니 한번쯤 꼭 방문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불로뉴 숲 내에 있는 루이비통 재단도 추천드려요.

3. 거주 형태, 식사

저는 친구들과 따로 집을 구해서 살았던 탓에 기숙사 생활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합니다. 파견 전에 학교에서 기숙사 관련 메일을 보내줄 텐데 그때 내용을 잘 읽어보시고 신청하시면 됩니다. 학교를 통해 기숙사를 신청할 경우 crous 기숙사 중 한 곳에 배정을 받게 되는데 도핀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기숙사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은 기숙사를 배정받게 되겠지만, 간혹 기숙사 매칭을 신청하더라도 배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듯합니다. crous 기숙사 외에도 씨데 한국관에 입사하는 방법, 프잘사(네이버 카페), 프랑스존 등의 한인 커뮤니티를 통해 집을 구하는 방법, lodgis 등 현지 사이트를 이용해 집을 구하는 방법 등이 있으니 미리 여러 방법을 알아보시고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으로 숙소를 구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파리는 외식 물가가 비싼 편이라 대부분은 집에서 요리를 해먹었고, 밖에서 간단하게 한 끼를 사먹을 경우 불랑제리에 파는 바게트 샌드위치, 케밥, 포케 등을 주로 먹었습니다. 도핀대의 장점 중 하나가 학교 식당이 있다는 것인데요. 고기나 생선 요리를 비롯해 베지테리언식, 피자, 파스타 등 꽤 다양한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어서 자주 이용했습니다. 각 요리에는 포인트가 매겨져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6포인트(메인 요리 1개, 곁들여 먹는 샐러드/요거트 등 작은 음식 2개, 무료제공 빵)에 해당하는 식사를 할 경우 3.3유로의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 물, 과일 등을 추가할 경우 일정 금액을 더 지불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파리 기준 매우 저렴한 가격이라 가성비가 좋습니다. 맛이 엄청 뛰어나거나 양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아주 못 먹을 정도의 음식도 아닌 평범한 퀄리티입니다. 이른 시간에 가면 flan, 코코넛 타르트 등의 디저트가 나와 있을 때도 있는데 요 디저트들이 아주 맛있습니다..! 

4. 수업, 도서관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을 듣다 보니 크게 빡세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다만 각 수업마다 팀플 발표 과제가 하나씩은 꼭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미리 알아두시면 좋을 듯합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들의 경우에는 과제가 많은 편은 아니라 수업 시간 외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시간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학교 도서관은 꽤 넓고 모임 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지만 저는 거의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간단한 팀플 모임을 해야 할 경우 카페테리아 내의 휴게 공간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가능합니다. 

5. 파견학교 행정지원

교환학생들을 관리하는 국제팀이 따로 있어서 행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초반 1~2주에는 직접 사무실을 찾아갈 경우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기 때문에 웬만한 일은 메일을 통해 해결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학기 초에 은행 직원들이 파견을 나와 계좌 개설을 도와주는 것은 본 적이 있지만 학교에서 CAF 신청 등의 과정을 상세히 도와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프랑스의 행정 처리에는 기본적으로 어떠한 기대도.. 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하나씩 하시다 보면 언젠가는.. 해결이 될 거예요..

5.1. 보험

한국에서 유학생 보험을 따로 가입하고 갔고, 현지에서 아멜리를 신청한 것 외에는 별도의 보험에 가입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학교에서 보내주는 factsheet을 꼼꼼히 살펴보시고 필요에 따라 보험을 신청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5.2. 재정증명서

학교에서 재정증명서를 따로 요구하지는 않지만, 프랑스 비자를 받기 위해서 일정 금액 이상의 금액이 들어있는 계좌의 재정 증명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비자 발급 시 관련 규정을 자세히 살펴보시고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5.3. 여행관련

저는 월, 금요일이 공강이었기 때문에 평소에는 주말을 이용해 2박3일에서 3박4일 정도 짧은 여행을 다녔습니다. 베르사유, 몽생미셸 등 파리 근교의 경우 하루 안에 다녀오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또 유럽권에서는 2학기에 만성절을 전후로 한 홀리데이 기간이 있어 이 기간에는 일주일~열흘 정도 여행을 다녀올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행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교통편과 숙소인데 두 가지 모두 빨리 예약할 수록 가격이 저렴해지기 때문에 미리미리 여행 계획을 세워서 예약해두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omio, 플릭스버스, 스카이스캐너 등 다양한 사이트에서 교통편 가격, 시간 등을 비교하실 수 있고 숙소의 경우 아고다 등의 사이트에서 호텔, 호스텔을 구하시거나 마이리얼트립 등의 사이트를 이용해 한인민박을 찾으실 수도 있습니다. TGV MAX나 Carte Jeune 등을 구독하여 기차표를 할인받으실 수도 있는데 본인이 얼마나 자주 여행을 할 예정인지, 프랑스 국내 여행의 비중이 높을 것인지 등을 잘 고려하여 선택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학기가 끝난 후에는 기숙사/집 계약 상황에 따라 캐리어를 전부 들고 여행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때 짐을 들고 다니기가 힘들기도 하고 수하물 추가로 인한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파리에 거주하시는 동안 최대한 가벼운 짐으로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5.4. 교환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강 전 일주일 동안 Welcome week가 진행되어 학교 생활에 대한 설명을 듣고, 몇 가지 행사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버디 프로그램도 진행되지만 저는 참여하지 않았고, 물론 케바케겠지만 주변 친구들을 봐도 버디 프로그램을 통해 큰 도움을 얻기는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 교환학생들 역시 학교 내의 gym을 이용하거나 스포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도핀대 내 교환학생 교류 동아리에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합니다. 신청자를 받아 함께 루브르 등 관광지에 방문한다거나, 캠핑을 가는 등의 행사가 있습니다. 교환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파티도 종종 열리는데, 꼭 도핀대 동아리에서 주최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왓츠앱 방에 올라오는 다양한 파티들을 살펴보시고 원하시는 곳에 참석하실 수 있습니다. 

6. 느낀 점

파리에서의 한 학기는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정말 잊지 못할 경험입니다. 파리는 문화와 예술이 워낙 발달한 곳이다 보니 정말 풍부한 경험을 얻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유럽 내에서도 파리는 즐길거리가 압도적으로 많은 곳이고, 그에 비해 도시가 크지 않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기가 편하고 좋았습니다. 심심할 틈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최대한 많은 것을 즐기고자 열심히 돌아다녔음에도 가보지 못해 아쉬운 장소들이 남아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유럽의 여러 국가들을 비교적 쉽게 방문할 수 있었던 것도 소중한 경험이구요. 지금은 아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감도 잘 잡히지 않고, 혼란스러운 점이 많으시겠지만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를 하다 보면 어떻게든 다 해결이 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차분히 준비하셔서 꼭 기억에 남는 교환생활을 하고 돌아오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