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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일의 ‘혁신 리더십’ #14 <리더로서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등록일: 2021-06-29  |  조회수: 631

벌써 2021년 상반기도 다 지나갔다. 어렸을 적에 엄마에게 “빨리 어른이 되어서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하면서 살고 싶어요” 라고 칭얼거리던 기억이 난다. 그럴 때 마다 어머니는 “이놈아! 나이 먹는게 뭐가 그리 좋다고. 좀만 기다려 봐. 세월 가는게 무서워 질거다” 라는 이해 못할 말씀을 자주 하셨다. 그랬던 아이가 50대 중반이 되었고 그의 어머니는 팔십 가까운 노인이 되셨다. 아직도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만 나이 이야기는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연말이 되면 관용구처럼 쓰이는 ‘다사다난’이란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우리는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아침 10시가 되면 나도 모르게 휴대폰에 쥐고 어제 코로나 19 확진자가 얼마나 나왔는지 체크하게 되고, 정부가 몇 주마다 한 번씩 발표하는 방역수칙에 따라 우리의 일상생활이 조금씩 변하게 된다. 마치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는 적군의 공습에 매일 한 번씩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면서 오늘의 활동범위를 결정하는 전쟁터의 난민처럼 말이다.  

살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겪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신을 삶을 뒤돌아 보며 성찰하게 된다. 필자도 요즘 산다는 의미가 무엇이고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종종 생각에 잠길 때가 있다. 운전하다가 교차로에서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바뀔 때까지 기다리다 문득 드는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내려 놓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꼭 하고 싶어했던 일에 대한 열정이 점점 퇴색되어 가고 있지는 않은지’ 와 같은 의문들이다.   

그래서 오늘 칼럼에서는 죽는다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고 싶다. 우연히 ‘죽을 때 후회하는 25가지’란 책을 소개받아 읽은 적이 있다. 말기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도와주는 호스피스 전문의인 오츠 슈이치란 일본인이 쓴 책이었다. 직업상 거의 매일 임종을 앞둔 환자의 마지막을 지켜보면서 그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사람은 죽으면서 거의 대부분 후회하는 일들이 있더라는 것이다. 이 책은 그가 1000여명이 넘는 사람의 임종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말기 환자들이 자신에게 들려준 후회의 말들을 모은 글이다.  

사람들은 마지막 순간에 어떤 후회들을 하게 될까?  혹시 ‘인류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서 내가 왜 좀 더 노력하지 못했었나’와 같은 크고 거창한 일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임종을 앞두고 후회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이었기 때문이다. 지극히 평범하게 들리지만 우리가 살면서 얼마나 자주 ‘고맙다’ 혹은 ‘사랑한다’란 표현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고개가 끄떡여진다. 책에서는 이런 사소하지만 중요한 표현들을 하지 못해 생겼던 오해와 불행의 작은 스토리들이 소개가 되어 있고, 슈이치 의사는 “고마워” 라는 말은 “후회 없는 마지막을 위해 꼭 필요한 말이다”라고 결론 내린다.

이 책에서 전하는 죽을 때 후회하는 두 번째 이유는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을 했더라면’ 이었다. 책에서 그는 “화병이 생길 정도로 참고 인내하기만 했던 우리의 인생이 과연 정답일까요?”라고 이야기 하며 참고 인내하기만 하는 삶이 과연 올바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리고 “일생은 앗 하는 순간 지나갑니다. 지금 이 순간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 보고 하고 싶은 일은 내일로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해보시기 바랍니다”라는 조언을 준다.

아마존닷컴을 창업하여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제프 베이조스 (Jeff Bezos)는 미래에 대한 꿈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로 유명한 경영자이다. 아마존을 창업한 1994년 당시 베이조스는 DE Shaw라는 월스트리트의 헤지펀드에서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최연소 부사장 (당시 38살)이었다. 어느 날 상사에게 “미친 짓을 할까 하는데요..인터넷으로 책을 파는 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라고 자신의 꿈을 털어 놓았다고 한다. 하지만 상사의 반응은 영화에서 나오듯이 “그래 나는 자네의 꿈을 믿네. 멋지게 한번 해보게”와 같은 반응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한다. 아마도 “자네 미쳤나! 조금만 더 있으면 이 회사의 사장이 되어서 연말에 수백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으며 호화롭게 살수 있는데 그까짓 책 파는 일을 뭐 하러 한다고 그래!” 같은 핀잔을 들었을 법 하다.

하지만 베이조스에게는 선택의 순간이 찾아 올 때마다 항상 사용하는 판단의 기준이 있다고 한다. 바로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 (regret minimization framework)이다. 거창하게 들릴지 몰라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순간에 “내가 지금 이걸 하지 않으면 죽음을 앞두고 후회하게 될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베이조스는 자신이 내린 수없이 많은 의사결정을 이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 덕분에 비교적 ‘쉽게’ 내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아마존을 창업하려던 당시를 회상하며 “잘나가던 헤지펀드 회사의 최연소 부사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인터넷 회사를 창업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두둑한 연말 보너스도 분명 포기하기 어려운 유혹이었다. 하지만 긴 인생에서 보면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며 포기할 수 없었던 자신의 꿈을 강조하였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 역할을 하다 보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할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녹녹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성과를 내기 위해 이리 저리 뛰어다니고, 항상 내리는 의사결정이지만 확신보다는 불안감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경험은 누구나 몇 번쯤은 했을 것이다. 삶을 바라보는 시각과 가치가 다른 젊은 후배들 때문에 좌절했던 적도 많았을 것이다. 아마도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자신이 맡고 있는 리더로서의 역할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던 적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리더로 산다는 것은 원래 그런 것이다.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도 때론 책임져야 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홀로 노심초사하는 외로움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리더가 된다는 것은 구성원을 위해 내 자신을 희생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내 스스로와의 약속이자 헌신이다. 너무 억울해하지 말고 내게 부여된 역할을 묵묵히 실천해 가다 보면 어느새 그들은 나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이끌어보자.

그리고 리더로서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원한다면 꼭 하고 싶었던 작은 일 하나 찾아서 올해가 가기 전에 실천해보자. 혹은 내 주위에서 맡은 역할을 대견하게 해주고 있는 소중한 후배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란 이야기를 들려줘보라. 어쩌면 ‘고마워’란 한마디는 요즘같이 혼란스러운 시대에 리더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후회 없는 마지막을 위해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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