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경영대학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 이어 드라마 '태양의 후예' 방영이 우리사회는 물론 중국까지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16부작으로 사전 제작된 '태양의 후예'는 방영 중반인 8회 만에 시청률 30%를 뛰어 넘었으며, 드라마 제작비로 사용된 130억원은 이미 확보했으며 5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태양의 후예'는 최초의 한중 동시 방영 드라마로 중국 웨이보 누적 조회 수가 75억 건을 넘을 정도로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또한 27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이번 '태양의 후예'는 2014년 '별에서 온 그대'에 이어 엄청난 한류 인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는 치맥 문화를 중국에 심었다면, '태양의 후예'는 드라마 주인공이 사용된 상품들이 드라마 방영과 동시에 중국 역직구를 통해서 국경을 뛰어넘고 있다. 그러나 '별에서 온 그대'는 한국 종료 후 중국에서 방영되었기에 그 효과가 일정 기간 지속 됐지만 '태양의 후예'는 한중 동시 방영이기 때문에 그 효과가 종용과 함께 끝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같은 한류 열풍은 1990년대 중후반부터 TV드라마, 대중음악 등 한국 대중문화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유행하면서 시작됐고,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가수 클론, HOT 등이 중화권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류라는 표현이 중화권 언론에 자주 나오게 되면서 국내외 널리 사용됐다. 그리고 최근에는 음식, 전통문화, 순수예술, 출판 등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세계적 관심 현상으로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는 관계부처의 설명이다.

한류의 역사를 보면 한류는 우리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우리의 드라마를 보고 음악을 듣고 중화권 스스로가 만들어낸 조어다. 왜 한류라는 조어를 만들어 냈을까? 우리 드라마 및 음악과 같은 우리 대중문화가 가지고 있는 독특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에게 '태양의 후예'와 같은 우리 드라마가 어떤 매력을 주기 때문일까? 불행히도 우리는 우리가 만들고 있는 최대의 상품인 드라마를 왜 아시아인들이 좋아하고 있는지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한류의 열풍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보다는 한류의 경제적 효과 등 우리도 모르게 나타나고 있는 기대 이상의 성과에 대해 놀라기도 하고, 이러한 성과가 지속될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도 갖고 있다.

오랜 역사와 민족적 자존심을 가지고 있는 중국이 우리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은 중국 내에서 만들어내지 못하는 새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자급자족과 낮은 소비, 절약이 미덕이었으나 이제는 소비가 부활했고 중국 소비자들은 세계에서 만들어지거나 영감을 받은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즉 우리 드라마가 중국 소비자들에게 새로움과 영감을 주었기에 한류라는 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인가가 상승하고 있다. 중국에서 우리와 같은 드라마를 쉽게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물론 드라마 콘텐츠의 특수성과 완성도에 대한 차이도 있지만 중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제도적인 제약도 있다. 이와 같은 제도적인 제약은 중국의 경제발전과 소비문화의 확산과 더불어 곧 완화될 것 같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우리는 우리 드라마가 왜 중국 및 아시아인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지를 인지하고 이와 같은 인기를 어떻게 우리 경제와 연결시킬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

우리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독특함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도 사랑에 빠지고, 범죄자를 추적하는 경찰도 사랑에 빠지고, 평생 원수도 자식세대에 가서는 사랑에 빠지고, 모든 콘텐츠의 테마는 사랑의 위대함이다. 한류가 아시아 시장에서 계속 인기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우리의 사랑을 아시아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한 편의 드라마, 한 곡의 노래로 한류의 가능성을 논할 것이 아니라 그 드라마와 노래 속에 내재되어 있는 사랑을 아시아 소비자들과 함께 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에게 우리의 사랑을 느끼게 할 때 또 오고 싶은 한국으로 기억될 것이다. 1990년 중후반 중화권에서 만들어낸 한류를 이제부터라도 우리 내수시장을 진작시킬 수 있는 원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2016.04.11 / 디지털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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