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경영대학

사이드메뉴

컨텐츠 내용 시작

교환학생 프로그램

University of Muenster, School of Business and Economics (2019년 1학기) (2020.02.17)

과정구분: UG | 조회수: 1,672

1. 교환대학의 크기, 지리적 위치, 기후 등

뮌스터 대는 도시 곳곳에 대학교 건물이 있어서 크기 자체는 큰 편입니다. 하지만 경영대 수업을 듣는다면 세 네 개의 건물 정도만 이용할 겁니다. 그 중 하나는 시내에서 멀리 있기 때문에 그 건물에서 수업을 듣는다면 다소 힘들 수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그런 수업은 듣지 않았습니다. 돌아보면 참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체육 수업도 시내와 멀리 있는 건물에서 합니다. 저는 한 번 갔다가 다시는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지런한 여러분은 가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지리적으로는 독일 자체가 기차도 잘 되어있고 위치가 동유럽, 서유럽 모두 가기 좋은 위치이기 때문에 여행 다니기에 아주 적합합니다. 그 중에서 뮌스터는 독일 내에서도 서유럽과 가까운 쪽에 있으며, 기차를 이용할 때는 다른 더 큰 도시인 뒤셀도르프, 뒤스부르크, 에센, 도르트문트 등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뮌스터 자체는 여행지도 아니고 큰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다른 큰 도시를 거쳐서 가야한다는 단점은 있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세메스터 티켓을 이용하면 이때 교통비는 아낄 수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직 RE 기차만 무료이기 때문에 잘못 탔다가는 벌금을 물어야 하니 주의하세요.

날씨는 오락가락합니다. 유럽 날씨가 원래 그렇습니다. 영국만 비가 갑자기 오고 안개끼고 우중충한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냥 서유럽이 좀 그렇습니다. 그리고 꽤 많이 춥습니다. 3월부터 6월까지 추웠습니다. 옷을 따뜻한 것을 많이 챙겨가세요. 우산보다는 모자가 있는 옷을 추천합니다. 나가려고 하는데 비가 온다면 좀 기다려보세요. 그럼 그칩니다. 나와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면 근처 나무 아래서 기다리세요. 30분이면 그칩니다. 삶의 여유를 배울 수 있는 기후입니다. 그리고 6월이나 7월에 한 주에서 두 주 정도 매우 더울 수 있습니다. 집에는 아마 에어컨이 없을 테고 도서관도 덥습니다. 데엠을 가는 걸 추천드립니다.

2. 대학 주변 환경

뮌스터는 가운데에 동그란 시내가 있고 그 바깥으로 도로들이 있어서 주거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시내는 둥그런 자전거 도로와 숲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여기를 자전거를 타고 무한반복하면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밤에는 날파리의 공격을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시내에는 백화점, 상점들이 즐비합니다. 심심하면 데엠이랑 레베를 배회하기 좋습니다. 그리고 Aasse 호수가 있습니다. 호수에서 맥주를 마시는 낭만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음주 자전거 운전은 지양하시길 바랍니다. 곳곳에 풀이 많아서 토끼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우 날쌔기 때문에 만지지는 못합니다. 그냥 구경만 할 수 있습니다. 박물관도 많습니다. 대학생 할인도 있고 매달 몇째주 일요일에는 무료인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가야지 가야지 하고 한 번도 안갔습니다. 저 대신 가주세요. 시내에 살게 된다면 자전거를 과속해서 수업에 5분만에 도착할 수 있는 평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시내 중심 대학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3. 거주 형태, 식사

저에겐 긴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나름 해피 엔딩이라고 하니까 잘 읽어봐주세요. 뮌스터 대학교에서 알려주는 기숙사 업체가 있습니다. 일단 거기 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신청할 때부터 나와있듯이 자리가 정말 잘 나지 않습니다. 신청은 해놨지만 매우 불안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아봤습니다. 독일 사이트에서 구하는 방법도 있고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서 한국 사람에게서 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는 어찌저찌 한국 사람 한 명에게서 집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집은 가구가 없는 집이었습니다. 이게 비극의 시작이었죠. 그리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출국 한 달 전 쯤,. 기숙사 업체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계약을 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출국 후 그 집에 도착했을 땐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가구가 없었기 때문이죠. 인터넷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시내에서 매우 멀었습니다. 이때는 아직 세메스터 티켓을 받기 전이었고 독일 대중교통 비용은 매우 비싸기 때문에 시내를 한 번 다녀오는 것도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 외에 여러 문제로 인해 결국 다시 집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기숙사 업체에도 연락해보고 독일 사이트를 통해서도 구해보았습니다. 결국은 WG 앱을 통해 인터뷰를 잡은 집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이 집은 시내에 있었고 가구도 있어서 잘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저와 같은 일을 겪지 않기를 간곡히 바라는 마음에서 정리해봅니다.

1. 기숙사 신청을 꼭 최대한 빨리 해라. 그리고 존버해라.
2. 정말 출국 날까지 집을 못 구했다면 일단 에어비앤비를 1-2주 가량 하고, WG를 통해 집을 구해라.

사실 과거에 저에게 다시 이렇게 알려준다고 해도 그 집이 없다는 홈리스의 불안함은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것이기 떄문에 이 지침대로 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제가 독일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들도 어떻게든 다들 집을 잘 구해서 살았습니다. 그러니까 걱정마시고 이대로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식사는 요리를 해서 먹었습니다. 장보는데 1시간씩 걸리곤 했기 때문에 애들이랑 장보고 밥을 해서 먹으면 하루가 다 가곤 했지만 그게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그리고 베이킹을 시작했습니다. 보통 기숙사든 하숙이든 오븐이 다 있기 때문에 베이킹을 시작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재료를 구하는 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감자, 파스타, 피자, 고기 등을 많이 먹었습니다. 독일은 특히 술이 싸기 때문에 와인을 많이 사먹었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젤라또도 정말 맛있답니다. REWE는 비싸기 때문에 조금 외곽에 있는 lidl이나 Aldi를 추천드립니다.

4. 수업, 도서관

수업은 마틴이 보내주는 수업계획서를 읽으면서 고르시면 됩니다. 학점이랑 강의실 등을 고려해서 고르면 됩니다. 독강은 힘들기 때문에 친구를 사귀셔서 같이 듣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수업 신청 메일을 꼭 보내야합니다. 잊어버리지 마세요! Flexnow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수업이 신청되었는지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수업 자체는 한국과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다만 교수님이 정말 쿨하시고 학생들이 엄청 적극적이라는 점은 차이점입니다. 교수님이 자꾸 개그를 치시거나.. 내 코 앞에 와서 내 눈을 보고 말씀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놀라지 마세요. 독일 수업은 거의 과제가 없습니다. 그냥 추가 수업을 가서 문제 풀이를 하는 정도입니다. 거의 지필 평가로 학점을 받습니다. 출석 점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다니느라 수업을 빠지면 수업을 못따라갈 수 있습니다. 지필 평가는 꼭 학생증을 지참해야합니다. 보통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입니다. 제가 시험을 봐본 결과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조모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조모임도 보통 여러개의 과제를 할 필요는 없고 발표를 한 번 하는 정도입니다. 독일인들과 친해질 기회로 삼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만 이 친구들은 굉장히 학점을 잘 받고 싶어하기 때문에 열심히 하셔야합니다. 그리고 시험을 못볼 것 같으면 교수님께 말씀드리면 다른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해주십니다. 저는 그래서 구두 시험을 보게 되어서 매우 당황스러웠습니다. 문제를 주고 잠시 생각한 후 교수님과 조교 앞에서 답하는 식이었고 성적은 바로 알려주셨습니다.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도서관은 넓고 공부하기 좋습니다. 와이파이도 잘 터집니다. 여름엔 조금 더울 수 있습니다. 저는 자주 갔습니다.

5. 파견학교 행정지원

딱히 행정지원이랄 건 없습니다. 지도교수님인 마틴의 메일이 유일한 소통 수단입니다. 지도교수님의 메일을 정독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모르는 게 있다면 한국인 친구들이나 버디에게 물어봐야합니다.

5.1. 보험

보험은 저는 한국 보험을 가지고 가서 TK에서 공증을 받았습니다. 처음엔 안 될까봐 매우 걱정스러웠는데 첫날 학교에서 enrollment를 할 때 보험사도 같이 와있을 겁니다. 그때 한국 보험 증명서를 보여주면 명함을 주고 메일을 보내주겠다고 할 겁니다. 보험 공증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프면 돈을 한국에 돌아가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저는 그냥 안 아프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이게 근데 매우 마음이 아프기 때문에 그냥 편하게 하고 싶다면 가서 마비스타와 같은 중소 규모의 보험을 들어도 비용이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보험은 한국 보험을 공증 받는 것이 가장 쌉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병원과 약속을 잡고 방문할 일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예 공보험을 드는 것은 조금 비용 대비 효용이 적을 수 있습니다. 이건 개인의 가치판단 문제이니 고민해보시고 선택하세요!

하지만 보험을 드는 목적을 생각해본다면 제 생각에는 사보험이 가장 적절할 것 같습니다.

5.2. 재정증명서

독일 교환학생은 재정증명서로 슈페어콘토를 만들어야합니다. 우선 은행에 가서 계좌를 만들고 그 다음에 슈페어콘토를 만들고 싶다고 해서 돈을 그 계좌에 넣으면 됩니다. 종이로 된 슈페어콘토를 주는데 그걸 가지고 가면 됩니다. 은행 약속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5.3. 여행관련

여행 다니기 나쁘지 않은 위치입니다. 여행지는 개인의 취향이지만 제가 느낀 순위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 여행지 추천 : 영국>스위스>오스트리아>스페인>프랑스>체코>독일>네덜란드>벨기에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순위입니다.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등은 가까워서 가기 좋고 스페인은 날씨가 압도적으로 좋기 때문에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가끔 라이언에어에서 스페인 쪽으로 초특가가 나오기 때문에 이걸 잘 확인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스위스는 꼭,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오스트리아, 체코는 날씨가 화창하니 좋습니다. 그리고 제발 이탈리아를 여름에 갈 생각은 하지 마세요. 살이 익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제가 한 바보같은 짓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저처럼만 하지 마세요.
2. 이름을 한글로 적지 말자. 한번 한글로 적었다가 가격이 두배 이상이 되는 티켓을 다시 샀습니다. 영어로 쓰세요.
3. 비행기는 꼭 훨씬 그 전에 도착하도록 가자. 한 번 놓쳤습니다. 저도 전에는 어떻게 비행기를 놓치지?했지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시간을 꼭 정확히 보고 따져보세요.
4. ISIC 카드를 꼭 만드세요. 물론 보통 학생증이나 비자 발급카드를 보여주면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체코에서는 꼭 실물 카드가 있어야했습니다. 그리고 가격차이가 거의 5배 정도 나서 정말 눈물이 날 뻔했답니다. 여러분은 혹시라도 까먹지 마시고 꼭 미리 발급받아서 가세요!
5. 비행기는 편도를 추천드립니다. 나중에 돌아올 때 어디서 어떻게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을지 알 수 없습니다. 미리 끊어놓은 왕복 티켓 때문에 여행 일정이 꼬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편도 티켓도 잘 구하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할 수 있으니 편도를 추천드립니다.
6. 비행기를 취소하지 마세요. 아마 이런 분은 없을 것 같지만 저는 이랬습니다. 왕복 티켓이기 때문에 차라리 환불을 받고 다른 편도 비행기를 그 돈으로 사면 되지 않을까? 네 안됩니다. 우선 환불을 거의 안 해줍니다. 환불을 신청한다면 그냥 취소하는 거랑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만약 이런 잘못을 저지르셨다면 전화를 해서 문의하세요. 그럼 한 번은 봐줍니다.

그 외에도 아마도 더 많은 실수를 했을 것 같은데 기억이 여기까지입니다. 아무튼 이런 실수는 안 하시기를 바랍니다!

5.4. 교환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우선 버디를 정해줍니다. 개인적으로는 같은 성별의 버디를 만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버디에게 연락을 자주 하시고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세요. 만약 버디가 불친절하거나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버디를 정해준 곳에 다시 연락해서 버디를 바꿔달라고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 외에도 정말 행사가 많습니다. 버디 나잇도 있고 뭐 클럽에서 술먹는 건 매주 있습니다. 하지만 클럽이 노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친구 집에서 술을 서로 대접하는 행사도 있고 정말 많습니다. 귀찮아도 많이 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6. 느낀 점

삶과 생존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해외에서 혼자서 살아남는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여러 일을 겪으며 아주 잘 배울 수 있습니다. 제가 이런 저런 일로 힘들었을 때 이런 글을 썼었습니다. '호수에 자꾸 돌을 던져서 마음이 어지러운 느낌이다'라고 했더니 친구가 '그래서 호수보다는 바다를 좋아해보라'라고 했는데 그게 참 위안이 되었습니다. 어차피 교환학생 생활은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1년이라면 그래도 좀 안정적일 수 있지만 특히 6개월 동안 다녀온다면 더 불안정할 것입니다. 그런 불안정한 상황에서 힘든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니 파도가 당연한 바다처럼 그 어려움도 어려움으로 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마음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다른 세상을 알 수 있었습니다. 유럽은 마냥 좋을 것이다. 선진국일 것이다. 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그들은 어떤 삶을 사는지, 인프라는 어떤지, 문화는 어떤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이 좋은 점도 있고 유럽을 보고 배워야할 점도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제가 평소에 하지 않았던 것들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베이킹, 스카이다이빙, 자전거 타기 등 한국에서 평소에 하지 않던 것들을 시도해봤습니다.

교환학생을 다녀온 모든 날이 좋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아팠던 날 조차도 배움이 있었다고는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배웠다는 말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을 고민하고 있다면 저는 꼭 가보라고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