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경영대학

제가 파견된 IESEG school of management는 파리의 신도시 la defense에 위치해 있었어요. La defense는 보통 파리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지구에요. 파리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로 잘 알려져 있지만, la defense는 계획신도시라서 높은 빌딩들도 즐비하고 커다란 쇼핑몰이 있어서, 생활하시는데도 불편함이 없을 거에요. 그리고, 지하철 RER선과 주요 역들에 정차하는 1호선이 교차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이동하기가 편리해요. 하지만 정확히 Paris(city)는 아니라는 점 명심하셔야 해요. (RER을 이용하실 시 시내 이동 요금에서 부가요금이 붙어요. 지하철의 경우 같은 요금이 부가됩니다.)

La defense에는 개선문과 일직선 상에 위치하는 新 개선문이 있어요. 학교는 그 아래에 위치하고 있어요. 그 건물이 본 건물로 사용되는 건물이에요. 컴퓨터실, 식당, 강당, 도서관 등 주요 시설이 그 곳에 위치해있고, 부속건물이 하나 더 있어요. 여기는 MIB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건물인데, 저는 여기서 주로 수업을 들었어요. IESEG은 워낙 현대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학교의 역사도 길지 않아서 저희 학교와는 상당히 다른 캠퍼스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명심 하셔야 할 점은 IESEG에는 기숙사가 따로 없어요. 제가 파견 전에 알아본 바로는 프랑스의 국립 기숙사가 있다고 했어요. 저는 너무 늦게 알았고, 대기가 길어서 이용하지는 못했어요. 저는 학교에서 보증해주는 레지던스에서 생활했습니다. 고풍스러운 예술의 도시 파리를 느끼러 간 만큼 파리 시내에서 살아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서 저는 Pythagore라는 곳을 선택했어요. 우선, 외국인이 파리에서 집을 독립적으로 구한다는 것은 쉽지 않아요. 상당히 많은 보증금을 걸거나 한인들 사이에서 집을 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교환학생을 온 많은 친구들이 같은 레지던스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었어요. 레지던스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rent비가 만만치 않게 나오기는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자국의 교환학생에게도 ‘알로까시옹’ 이라는 주택보조금을 지급해요. 저 역시 한달 30만원 가량의 주택보조금을 받았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생활할 수 있었어요.

주의하실 점은 알로까시옹을 받기 위한 서류절차가 복잡한데, 학교에서 설명을 잘 해줄 거에요. OT에 되도록이면 참여하도록 하시고, OT에 참여하지 못하시면 학교에서 upload 해주는 설명파일을 참고하셔서 행정절차들을 진행하시면 되요. 프랑스는 불친절한 나라라는 말이 많은데, 맞는 말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정말로 우리나라 행정 직원들만큼 친절한 직원은 유럽에서 만나기 힘이 듭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고, 불친절 속에서 마주하는 친절에 큰 기쁨을 느끼는 순간도 많으니 너무 걱정 않으셔도 되요. 모든 행정절차가 최소 2주에서 3주는 걸린다고 생각해야 하니, 모든 일을 여유 있게 처리하시는 게 좋아요. 그리고 학교에서 교환학생들의 생활 및 행정절차를 도와주기 위한 직원이 상주하고 있으니, 모르는 것이나 어려운 점이 있으면 어려워하지 말고 물어보시면 되요.

기숙사가 없기 때문에 역시 meal plan 역시 없어요. 프랑스는 인건비가 비싸서 밖에서 사먹게 되면 엥겔지수가 상당히 높아지실 수 있어요. 하지만 낙농업의 국가답게 마트에 가시면 고기, 야채, 과일 모두 한국보다 훨씬 다양한 품목을 저렴하게 구매하실 수 있어요. 와인과 치즈도 상당히 저렴해서 날씨가 좋을 때는 친구들과 센 강변에 앉아 바토뮤슈를 바라보며 와인과 치즈를 즐겨 먹었어요. 보통 한 사람 당 한 병씩 사고 주전부리를 사서 함께 이야기를 하고 즐기다가 집으로 가요. (어딘가에 특별히 들어가기보다 2-3유로로 교환학생 친구들과 파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었어요. 한국에서는 보통 친구들을 만나면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고, 그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경우가 많아서, 신선하고 즐거웠어요.) 하지만 날씨가 좋을 때는 이런 생활들이 가능하지만 제가 파견되었던 가을학기의 경우 10월을 넘기면서 급격히 날씨가 흐려졌어요. 한국에 비해서 딱히 추운 것은 아니지만 매일 먹구름이 끼고, 비가 자주 와서 주의하지 않으면 상당히 침울해지실 수 있어요.

저는 교환학생을 지원하면서 유럽권만 listing했어요. 제 선입견일지 모르지만 미주는 또 다시 기회가 올 것 같았고, 무엇보다 다양한 이동수단이 잘 구비되어 있는 유럽에서 대학생의 특권이라는 배낭여행을 즐겨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실제로 저는 거의 모든 유럽대륙의 국가들을 꼼꼼히 여행하고 왔어요. 무작정 교환학생을 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나는 나의 교환학생 생활에서 ‘무엇’을 얻어오겠다는 생각이 필요하실 것 같아요. 제 목표는 ‘독만권서 행만리로’ 였어요. 사실 책을 그리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행만리로’만큼은 확실히 달성했구요. (참고로 말씀 드리자면 거주증명서를 지참하시고 주불문화원에 가시면 많지는 않지만 한국책과 한국영화 DVD를 빌려보실 수 있어요.)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평생을 살면서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 경험보고서를 읽으시는 분들도 교환학생에서 자신만의 소중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얻으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