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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축복과 재앙 岐路의 ‘100세 시대’- 연강흠교수님
등록일: 2015-03-05  |  조회수: 4,337
연강흠 / 연세대 교수·경영학

정부의 새해 경제정책 방향은 확장적 재정정책의 유지와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교육·노동·금융·공공 부문 등 4대 구조 개혁이다. 그런데 인구 고령화로 인한 내수부진과 저성장에 초점을 맞춘 대책이 미흡한 것 같아 아쉽다. 젊고 건강한 고령자를 중심으로 인구 구조가 개편되는 패러다임 변화의 심각성을 고려한 경제정책이 필요하다.

기대수명 연장과 인구 고령화는 진행 속도에 차이는 있지만,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사회·경제 구조의 전면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고령화로 인한 정책 효과의 변화를 무시하면 기업 이익 환류나 부동산 규제 완화, 금리 완화 등에 의한 경제 활성화는 곧바로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정부는 일본식 장기 불황 예방에만 신경 쓰지 말고, 젊고 건강한 고령자의 출현이 일본 사회와 경제에 미친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

확장적 재정정책에 의한 일시적 소득 증가는 지속적 소비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는 어렵다. 부모세대의 기대수명에 맞춰 생애 설계를 했던 중장년층도 이제는 ‘100세 시대’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일생 동안 기대되는 평균소득인 항상소득 또는 생애소득을 염두에 두는 소비자라면 일시적으로 소득이 늘었다고 당장 써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소비를 늘려 경제 활력을 지피기 위해서는 일시소득이 아니라 생애소득을 늘려 주고, 경제에 환류되지 않는 소모성 지출을 줄여줘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연금소득이나 자산소득은 턱없이 부족하다. 자산도 대부분 부동산 등 실물자산으로 환금성이 낮아 소비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생계를 위해 적은 자본과 낮은 기술로도 창업이 가능한 도소매와 서비스, 음식점 등의 업종에 몰리다 보니 과당경쟁으로 빚만 늘어난다. 수명이 늘어난 은퇴자의 빈곤에 의한 내수 위축과 경제 침체, 그에 따른 세수 부족 그리고 복지 수요 증가에 따른 재정 부담과 국가부채 증가는 장기 불황의 늪에 빠뜨릴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자산을 축적하지 못하고 가계부채에 허덕이게 된 데는 자녀교육과 내 집 마련을 위한 지나친 지출의 역할이 크다. 청·장년층은 노후자금까지 준비해야 하니 소비를 못 늘리기는 마찬가지다. 중·장기적으로 가계의 교육비와 주거비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시장 수요에 맞는 교육의 공급이 이뤄지도록 교육 체계를 정비하고, 다양한 시장 수요에 맞는 장기 임대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생애소득을 늘리기 위해서는 생애 근로가능연령을 높여야 한다. 요즘 근로자는 과거 동년배에 비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훨씬 건강하다. 고령자의 창업이나 재취업을 활성화해 노동력을 확대해도 생산성을 낮추지 않으면서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 실효정년을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며,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임금 삭감에 대한 노조의 저항과 기업의 인건비 상승 우려로 임금피크제를 노사가 합의하지 못하면 정부가 생산성과 임금에 대한 표준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서라도 타결을 보게 해야 한다. 임금 체계도 세월만 가면 임금이 올라가는 호봉제에서 직무성과급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정규직에 대한 과잉보호를 줄여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노동시간 단축, 시간제 고용 확대를 통한 일자리 나누기 등으로 과감하게 생산활동인구를 늘려야 한다.

기업도 고령자를 고용해 그들의 경험과 숙련도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고령자에게 알맞은 업무를 주면 청년 취업을 위협하지도 않는다. 이미 시행 중인 반려동물 상조 서비스나 실버택배 거점 운영 등은 체력 부담이 적고, 시간제 등 탄력적 업무가 가능하다. 한편 고령 친화 제품과 실버산업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므로 다양한 개별 소비 욕구를 가진 고령자를 만족시키는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고령자를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에는 제품 개발에서 제공까지 고령자를 적극 참여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업무 숙련도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령자 업무에 대한 체계적인 직업 훈련과 상시 재교육 체계를 갖춰야 한다.

고령화는 인류에게 주어진 수명의 보너스다. 고령화에 맞는 사회·경제적 구조를 제대로 갖춘다면 고령화는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 될 것이다.


[2015.01.22/ 문화일보]

원문보기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50122010330110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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