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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일의 ‘혁신 리더십’ #19 <방탄소년단도 사랑한 구찌의 재도약 비결은?>
등록일: 2021-09-13  |  조회수: 92

지금 글로벌 음악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그룹을 하나만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방탄소년단을 떠올릴 것이다. 얼마 전 아티스트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빌보드 차트인 ‘아티스트 100’에서 통산 20번째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 ‘아티스트 100’는 음원과 음반 판매량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라디오 방송 점수, 소셜미디어 활동 등 그야말로 아티스트들이 팬들과 사회에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느냐를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지표라고 한다. 통산 20번째 1위는 그룹으로는 역대 최다 기록일 만큼 BTS의 전세계적인 영향력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 5월에 발매된 ‘버터’는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서 통산 9주간 1위를 차지했고 아직도 8위에 랭크되어 있다. 이외에도 작년에 발매된 ‘LOVE YOURSELF란 곡은 ‘한국가수 첫 빌보드 1위’ ‘최단기간 1억뷰 돌파’등 BTS는 수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뚜렷한 자신만의 색깔로 전세계 음악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는 방탄소년단은 한 가지 흥미로운 별명을 가지고 있다. 구찌소년단이란 별명이다. 이는 이들의 식을 줄 모르는 구찌 제품에 대한 사랑 때문에 생겨났다.  방탄소년단의 뮤직 비디오를 보면 마치 구찌의 패션쇼를 연상하게 할 만큼 7명 모두가 구찌의 잠바와 바지 셔츠 신발 등을 착용하고 춤과 노래를 하는 모습이 시종일관 화면을 채운다. 멤버들은 개인 생활에서도 구찌제품을 애용해 구찌의 걸어 다니는 광고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엄청난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많은 패션브랜드가 영입하고 싶은 1순위인 이들의 선택을 받은 구찌. 최근까지만 해도 한물간 브랜드로 여겨진 구찌가 어떻게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었을까?

구찌는 밀레니얼세대들이 명품을 외면하면서 2014년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2%를 기록할 정도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2015년 구찌의 CEO로 취임한 마르코 비자리는 가장 먼저 젊은 소비자들을 이해하기 위해 30살 이하 직원들과 그림자위원회란 그룹을 만들어 임원회의에서 논의되었던 이슈들을 이들과 다시 토론하면서 젊은 소비자들의 시각과 니즈를 파악하는 ‘리버스 멘토링’을 시작하였다. 경험과 지식이 많은 선배가 후배에게 하는 멘토링이 아니라 후배가 선배에게 하는 멘토링이다. 또한 비자리는 젊은 직원들과 정기적인 점심 모임을 갖고 회사 문화나 소비자 트렌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몇 개씩 가지고 참석하게 하여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들을 활용하여 제품 디자인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밀레니엄세대들은 모피를 부와 세련됨의 상징이 아니라 반 윤리적인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작년 봄 시즌부터 모피 사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길 원하는 밀레니얼세대가 많다는 그림자위원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2017년 9월 ‘구찌 플레이스’라는 여행 앱을 론칭했다. 구찌와 관련된 전 세계 곳곳을 선정해 소비자들이 여행하다 구찌 플레이스에 가까워지면 휴대폰으로 알람을 보내고, 이곳의 배지를 모으며, 이곳에서만 판매하는 한정판 컬렉션도 구입할 수 있게 하였다. 참여와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세대 소비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이를 두고 세계적인 패션 잡지인 보그는 “구찌 팬들의 마음을 결합시킨 환상적인 플랫폼이다. 다시 한 번 구찌가 해냈다” 면서 극찬을 하였다고 한다.

비자리가 젊은 세대의 욕구와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실시한 리버스 멘토링은 회사의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구찌 매출의 55%가 35살 이하의 소비자들에게서 나올 정도로 구찌 브랜드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구찌의 매출은 2019년에 96억 유로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지만 그 전까지는 매해 30% 이상씩 폭풍성장을 기록하였다.

이처럼 몰락해가던 구찌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리버스 멘토링을 처음 시작했던 인물은 다름아닌 GE의 전설적인 경영자였던 잭 웰치이다. GE를 이끌면서 회사를 혁신적인 조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 웰치는 학습조직을 무척 강조하였다. 학습조직이란 조직 구성원들이 출처에 관계없이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흡수하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 조직을 의미했고 이를 실천하는 방법 중 하나로 GE의 고위 경영자와 임원들이 젊은 구성원들에게 새롭고 트렌디한 것들에 대해 주기적으로 듣고 배울 수 있는 리버스 멘토링을 실시하였던 것이다.

MZ세대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트렌드 셋터로서의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상황이다. 또한 조직 내에서 세대 간의 갈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도 리버스 멘토링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경향은 유행에 민감한 엔터테이먼트나 소비재 기업들뿐만이 아니라 보수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는 금융권의 기업들에게도 해당되는 듯하다. 이들 회사에서는 MZ세대 구성원들과 경영진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이들의 생각과 트렌드에 대해 경청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예를 신한금융그룹은 MZ세대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후렌트 (who-riend)’ 위원회를 구성하여 “휴가 결재는 셀프로” “직원들 호칭은 ‘님’으로 바꾸자” 와 같은 의견들을 경영진들에게 건의하여 이를 실시하였다고 한다. 신한카드는 이들 MZ세대 멘토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BTS와 연계한 신용카드를 개발하여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리버스 멘토링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직급과 나이가 많은 임원에게 자유롭게 자신을 생각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문화와 심리적 안정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이번 칼럼을 통해 ‘우리 회사에서도 리버스 멘토링을 한번 시작해야겠군’이라 생각하는 동문들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칙을 기억하도록 하자.

1)    학습하고자 하는 열린 마음과 문화가 존재하는가?

2)    리버스 멘토링의 목적과 기대치를 시작하기 전에 명확히 공유하고 있는가?

3)    리버스 멘토링의 원칙과 룰은 정하였는가?

4)    HR 부서의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서포트가 존재하는가?

5)    보여주기 식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과정으로 정착시키려는 의지가 경영진에 존재하는가?

구찌나 신한카드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성장이 정체된 기업이나 MZ세대와의 조직 내 갈등을 줄이거나 소비자로서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정확히 파악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지금 리버스 멘토링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특히 우리 회사의 매출 중 많은 부분이 젊은 MZ세대 소비자에게서 나온다면 지금 당장 리버스 멘토링을 진지하게 고민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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