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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논문] 마음마저 향긋해지는 커피를 위해서: 공정무역 촉진 방안에 대한 연구 - 박승재 교수 (오퍼레이션 전공)
등록일: 2020-07-06  |  조회수: 556

“Money Well Spent? Operations, Mainstreaming, and Fairness of Fair Trade”, Production and Operations Management, 제28권, 제12호, 2019.12

많은 사람이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곤 한다. 필자도 아침에 오피스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향이 좋은 커피를 내리고 하루 동안 해야 할 일을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에 달콤한 초콜릿을 함께하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커피와 초콜릿의 공급사슬 맨 위에 위치하는 농부들의 삶을 생각하면 씁쓸한 맛과 향이 느껴지는 듯하다. 그 이유는 커피와 코코아 열매를 생산하는 농부들은 보통 극도의 빈곤 속에서 삶을 영위하며, 때때로 납치된 어린아이들이 열매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McKenzie and Swails 2012, CNN).

이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 공정무역(fair trade)이라는 사회 운동이 발생하였다. 공정무역 운동의 목적은 제3세계의 가난한 농부들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다. 공정무역제품의 공급사슬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다. 먼저, 공정무역 기구는 농부와 기업을 위한 공정무역인증 기준을 설정한다. 농부들은 아동노동 금지, 유전자 변형물질 사용 금지 등의 인증 기준에 따라 상품을 생산한다. 기업들은 해당 상품 구매 시 시장 가격에 프리미엄 (fair trade premium)을 더한 가격을 농부들에게 지급한다. 프리미엄은 보통 농부들이 속한 협동조합에 지급이 되며, 이 재원을 통해 지역사회에 학교와 병원을 설립하여 농부들이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기업은 공정무역인증 마크를 제품에 부착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최종 제품의 함량에서 공정무역으로 구매한 원재료의 비중이 최소한의 기준 (minimum fraction)을 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공정무역 원재료 비중이 20%가 넘으면 인증마크 부착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은 공정무역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 구매를 통해 가난한 농부의 삶을 도와줄 수 있다.

공정무역은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많은 소비자에게 알려져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60% 정도가 공정무역인증 마크를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무역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1~5% 정도로 미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즉, 제품 인식이 소비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공정무역을 촉진하는 방법에 대한 논쟁이 시작되었다. 가장 큰 논쟁은 공정무역 주류화(mainstreaming)에 관한 것이다. 즉, 미국 공정무역기구 (Fair Trade USA)는 낮은 프리미엄과 낮은 최소한의 비중 기준 등 완화된 기준을 통해 좀 더 많은 제품을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기존에는 금지되었던 대규모 농장(plantation)을 통한 구매인증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그 이유는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일반 농부보다 더 빈곤한 삶을 살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 중심의 공정무역기구 (Fairtrade International)은 높은 인증기준 유지를 주장하며 대규모 농장을 통한 인증을 반대한다. 그 이유는 낮아진 기준으로 인해 공정무역 미인증 제품과의 실질적인 차이가 작아진다면 소비자들은 결국 공정무역 제품을 외면할 것이며, 대규모 농장을 통한 구매 허용은 작은 규모의 농부들을 공정무역 공급사슬에서 배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본 논문에선 공정무역 주류화를 비롯한 공정무역 운영 및 촉진방안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주요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정무역 공급사슬 전체 후생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공정무역 소비자들의 지불의사금액 (willingness-to-pay)를 높이는 방안보다는 전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등을 통해 공정무역 시장을 넓히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였다. 그 이유는 시장을 넓히는 방안을 통해서는 제품가격 상승 없이 수요 증가가 가능하지만, 특정 소비자들의 지불의사금액 상승은 전반적인 제품가격 상승을 불러와 공정무역 시장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미국 공정무역기구는 지나치게 인증기준을 낮추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낮아진 인증 기준은 일시적으로 높은 시장점유율 상승을 가져올 수 있지만, 소비자들이 낮아진 인증 기준으로 인해서 공정무역 미인증 제품과의 차이가 미미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오히려 시장 점유율이 낮아질 것이다. 유럽 중심의 공정무역기구의 경우 높은 공정무역 기준을 유지한 상태로 시장점유율 상승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미국 공정무역기구가 인증기준을 낮춘 후, 유럽 공정무역기구도 몇몇 제품군에 대해 낮아진 기준을 적용한다고 발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유럽 공정무역기구가 기준을 낮추는 방식보다는, 대규모 협동조합 조직 등을 통해 물류 및 생산의 공동화를 이용한 운영의 효율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즉, 높은 인증기준 유지와 낮아진 원가를 통해 시장점유율 상승이 가능할 것이다.

셋째, 일반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높은 대규모 제조기업은 주류화와 낮은 공정무역인증 기준을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이들 대규모 기업들은 오히려 높은 인증기준을 선호한다고 보였다. 그 이유는, 높아진 기준으로 인해서 공정무역제품의 비용 및 판매가격이 올라가면, 공정무역 시장이 작아지게 되며, 기존에 공정무역이 아닌 보통의 제품을 많이 판매하고 있던 기업은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게 된다. 이는 특히, 공정무역인증 제품과 미인증 제품 간의 자기잠식 (cannibalization) 효과가 큰 제품일수록 심해진다. 또한, 일반적으로 공정무역 제품을 위주로 판매하는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기업들은 주류화를 반대하고, 높은 인증기준을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이들 작은 기업들이 오히려 공정무역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낮은 진입 및 운영 비용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낮은 공정무역 인증 기준이 필요하고 보였다. 즉, 공정무역제품을 위주로 취급하는 소규모 사회적 기업의 경우 기업의 미션은 높은 인증 기준을 선호해야 맞지만, 해당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낮아진 기준을 선호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본 논문은 공정무역 촉진을 위한 방안을 연구하였다. 특히, 공정무역제품의 시장점유율 상승을 위해 인증기준을 높이는 게 좋을지, 아니면 낮추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였다. 각 방안 모두 장단점이 존재하며, 장점은 유지한 채 단점을 완화하기 위한 대안을 본 연구에서 제시하고자 하였다. 비록 미국과 유럽 중심의 공정무역기구 간의 촉진방안은 다르지만, 모두 가난한 농부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생산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 두 기구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공정무역 공급사슬 이익 관계자의 후생이 모두 좋아지는 방식으로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이번 주말에 공정무역 커피와 초콜릿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면 좀 더 향긋하고 달콤한 휴일이 되지 않을까?

참고문헌:  McKenzie, D., B. Swails. 2012. Child slavery and chocolate: All too easy to find. CNN (January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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