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경영대학

2017년 10월 26일, 연세대학교 경영연구소가 주관한 제6회 4차 산업혁명 런치포럼에서 김형철 교수(연세대 철학과)가 ‘로봇과 윤리’라는 제목의 발제로, 로봇과 인간의 관계가 대립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우려스러운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형철 교수는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가 경제적 이슈, 특히 일자리 문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앞으로 로봇의 윤리적 문제가 크게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먼저 '로봇이 윤리적 판단을 할 수 있는가'의 문제를 제기했다.  윤리적 판단은 고통과 쾌락을 느끼는 것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사람은 바이오 에너지를 자신의 에너지로 전환시키면서 감정을 느끼는 반면, 로봇은 전기 에너지를 곧장 사용하고 있어 감정을 느끼는 매카니즘이 없기 때문이다. 센서를 부착하고 이에 대해 반응하도록 하는 것은 인간의 고통 또는 쾌락을 흉내낸 것(mimiking)일 뿐이지 감정을 느낀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알파고가 자의식을 갖고 있다고 판단할 근거도 희박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로봇이 윤리적 판단을 위한 자아 인식, 판단력, 감정을 갖고 있는 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으며, 그렇다면, 이러한 판단 기제가 부재한 로봇에게 윤리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초지능(super intelligence)이 등장하면서 로봇이 인간과 대립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며, “결국은 인간이 앞으로 어떤 사회에서 살아갈 것인가의 큰 그림(big picture)을 그려봐야 하는데, 철학은 그 과정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발제를 마무리했다.